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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수 文學 散策■ 「제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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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8
  • 2026.08.13 12:59
 
주름
 
할머니 하나가 요즘 화장발이 안 받는다고
공들여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일도
못할 일이라며
불만을 토 한다
의사 선생님이 주름을 다리자
주름들이 가차 없이 지워졌다
주름은 길이다
수없는 사연들이 오가고 그 많은 발자국들을 찍은
길이다 인생이다
환한 얼굴에 저녁별이 떴다
주름을 펼 때 떨어진 주근깨 한 말이
바닥에서 깨소금 냄새를 풍긴다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위해서
로션을 바르는 할머니
눈가의 주름이 순해진 황혼 길에는
생긴 대로 살라던 할아버지가 허허 웃고 있었다
 
․ 곽은희 피부과 : 전주시 완산구 전주 이마트 앞
 
 
□ 정성수의 한 문장 □
 
한때는 얼굴에 깊게 파안 주름이 멋스럽다고 말할 때가 있었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베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동안童顔이 되기 위해 각종 마사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는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은 욕망이 시대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수술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수술 효과가 유지되지 않아 고민이 깊어가는 사람들이 증가 하는 추세다. 인간관계에는 필연적으로 ‘주름’이 생긴다. 인간관계에는 약점이 존재하고 그 약점이 주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완전한 인간, 완전한 삶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펼 수 없는 주름이 생겨 마음을 아프게도 한다. 주름은 절망감에 빠지게도 한다. 그렇다고 인생이 항상 절망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불완전한 인간관계 속에도 희망은 있다. 1960년대 영화 ‘추억의 장미’에 출연하여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이탈리아 영화배우 ‘안나 마니냐Anna magnani(1909~1973)’가 늙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사진사에게 조용히 부탁했다. ‘사진사 양반, 절대 내 주름살을 수정하지 마세요.’ 사진사가 이유를 묻자, ‘안나 마니냐’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걸 얻는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그녀의 이야기가 가슴을 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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